윤희가 처음으로 우리 집으로 오는 날

Posted by hisapa
2016. 7. 13. 11:51 카테고리 없음


 

 

 

 

 

 

윤희가 처음으로 우리 집으로 오는 날

 

 

 

 

 

 

 

그 날은 유난히 햇살이 밝은 날이었다. 우리는 아침부터 집안 대청소를 하였다. 원래 먼지가 없긴 했지만, 아버지는 청소기를 돌렸고 어머니는 새벽부터 분주히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을 요리하시고는 마지막으로 환영에 의미로 식탁에 풍성한 꽃장식을 새로 했다. 나는 어머니가 골라준 새 양복을 입고 머리도 젤을 발라 단정하게 빗어 넘겼다. 어머니는 다시 한 번 내 옷매무새를 살펴보시며 정리해주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머니가 내 볼에 뽀뽀를 해주시고는 ‘사랑의 집’으로 동생을 데리러 가셨다.

 

 

 

 

 

 

 

몇 시간후 부모님의 뒤로 한 여자아이가 따라 들어왔다. 예쁜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

안녕, 윤희야. 내가 오빠인 이현민이야. 앞으로 우리 잘 지내보자.

…….

그 애는 내 손을 뿌리치고 소파에 가 앉았다. 어색한 공기가 흐르자 어머니는 이만 식사를 하자고 하셨다.

기도하자.

 

 

 

 

 

아버지의 말씀에 우리는 눈을 감았다.

하느님 아버지. 오늘 우리는 하느님의 은혜로 이렇게 새 식구와 함께….

덜그럭. 덜그럭.

가족들이 놀라서 모두 소리 나는 곳을 바라보니 윤희는 말릴 새도 숟가락을 들어 음식을 먹고 있었다. 내가 아버지를 바라보자 아버지는 가볍게 한숨을 쉬신 후 첫날이니만큼 그냥 식사를 하자고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