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오랜만이지 그런것 같네 아 진짜 멍청이

Posted by hisapa
2015. 5. 20. 10:45 카테고리 없음


 

 

 

 

 

진짜 오랜만이지 그런것 같네 아 진짜 멍청이

 

 

 

 

 

 

 

 

 

“아, 내가 또 이상한 행동했어?”

“아니, 이번엔 진짜 멍청해보여서 그랬어.

어떻게 여길 그렇게 무미건조하게 얘기하니?”

 

 

은주는 서운해 보이는 표정으로 연수를

장난스럽게 노려보다 하늘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오늘따라 별도 정말 많이 떴다”

 

 

“그러게 진짜 많이 떴다”

둘은 메말라버린 대지에 뜬 별들을 한참 바라보았다.

연수는 은주를 데려다주고 인근 여관에 숙소를 잡았다.

카운터에서 키를 건네받은 연수는 자신에게 지정된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방안은 깔끔하게 정리되어있었고

자그마한 침대와 컴퓨터 한 대가 놓여 있었다.

그는 피곤한 마음에 바로 침대에 쓰러졌다.

대충 벗어놓은 옷가지 사이로 다이어리가 보였다.

 

 

연수는 단추형식으로 된 다이어리를 열어서 다시 훑어보기 시작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많은 역경도 있었고 무엇보다 용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아직까진 빈민촌 언덕에서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했던 것보다 힘든 것은 없었다.’

 

 

연수는 다이어리를 덮어버렸다.

미안하다는 느낌보다는 민망한 느낌이 앞섰다.

‘어떻게 그 정도의 일도 기억하지 못하는 거지? 과연 내가 김연수가 맞는 걸까?’

 

 

연수는 갑자기 깨져버릴 듯 심한 두통에 그만 씻고 잠을 청하기로 했다.

희뿌연 안개사이로 빛이 보였다. 너무나 환해서 바라보기도 힘든 빛.

그 빛 너머에서 누군가 걸어오고 있었다.

그 인형(人形)은 긴 생머리에 청아하고 맑은 눈동자를 지닌 여인이었다.

연수는 그녀에게 다가가서 사랑을 속삭였고

그녀 또한 그의 품에 안겨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