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야 정신 좀 차려봐

Posted by hisapa
2015. 5. 20. 10:35 카테고리 없음


 

 

 

 

연수야 정신 좀 차려봐

 

 

 

 

 

 

 

 

 

연수는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꿈에서 깰 수 있었다.

어느새 자신은 병원에 있었고

그 옆에는 은주가 다소곳이 앉아 걱정스런 눈빛을 하고 있었다.

 

 

“혹시, 연미가 누군지 알고 있니?”

연수는 불현듯 지나갔던 기억속의 연미를 찾았다.

 

“난 모르겠는데. 아참, 의사가 그러는데 몸에 이상 없으니까

깨어나면 바로 퇴원해도 된다고 했어. 가벼운 현기증이라나?”

 

 

연수가 심각한 표정으로 기억의 덜미를 잡는 사이,

은주는 연수의 옷가지를 챙기고 있었다.

“이제 그만 갈까? 좀 더 쉬고 싶니?”

“아니…. 고마워 그만 가자”

 

 

연수는 처음으로 은주를 자세히 바라봤다.

 그녀가 입고 왔던 옷은 땀으로 젖어서 얼룩져있었고

부드럽던 머릿결도 엉클어져있었다.

연수는 속으로 미안해하면서도 표현하지 못했다.

그는 표현에 익숙하지 못했다.

 

 

 

“예전에는 말도 곧 잘하더니 말수도 많이 줄고 많이 바뀐 것 같아.”

은주는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연수를 바라보다가 싱긋 웃어보였다.

“멍청이”

“뭐? 멍청이?”

 

 

“멍한 눈으로 청개구리처럼 이탈하지 말라고.”

“억지로 지어낸 말 같은데?”

“몰라 맘대로 생각해라”

 

싱긋 웃어 보인 은주는 연수의 손을 잡았다.

어두워진 거리에 비치는 가로등만이 그들의 명암을 드러내주고 있었다.

“우리 예전에 자주 가던 언덕에 가볼래?”

 

 

은주는 연수의 대답도 채 듣기 전에 그의 손을 잡고 앞장을 섰다.

30분이나 걸려 그들이 도착한 곳은 가로등만이 겨우 놓여있는

빈민촌이 자리한 언덕이었다.

은주는 언덕 가장자리에 만들어진 난간에 양팔을 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