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아내는 그의 대답도 듣지도 않은채

Posted by hisapa
2015. 5. 9. 20:37 카테고리 없음


 

 

 

 

그의 아내는 그의 대답도 듣지도 않은 채

 

 

 

 

 

 

 

 

 

 

 

다시 화장실로 들어간다. 그는 자신의 변화를 알아주지 않는

가족들에게 섭섭함을 느낀다. 그는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낸다.

리고는 거실을 건너 쪽마루로 향한다.

 

 

쪽마루에서 그는 하늘을 쳐다본다.

어둡다. 별은커녕 달도 보이지 않는다.

는 시선을 땅으로 향한다. 바둑판 같은 주차장에 자동차들로 가득하다.

그는 시동이 꺼져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 자동차를 몇 초간 쳐다본다.

 

 

그의 눈에 모든 차가 색깔만 다를 뿐, 다 똑같이 보인다.

그는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인다. 그리고는 담배를 깊게 들이마신다.

그러자 담배 끝에서 희미하게 빛나던 빨간 별이 더욱더 빨갛게 변한다.

 

 

그리고 그는 고개를 돌려 다시 주위를 본다.

아파트 벽면에 빨간 별들이 촘촘히 박혀있다.

태양처럼 뜨거웠던 그의 열정이 담배 끝의 빨간 별보다

작아지다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

 

 

아침 6시30분. K씨는 오늘도 침대에 누워 꿈속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다.

그런 그를 깨우기 위해 그의 아내가 그의 이불을 당긴다.

런 그녀의 행동에서는 다정함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의무적으로, 늘 그래 왔던 것을

늘 역시 또 한다는 행동으로 그렇게 그를 깨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