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남자도 그때의 미옥처럼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은 채

Posted by hisapa
2015. 4. 13. 15:20 카테고리 없음


 

 

 

 

 

지금 이 남자도 그때의 미옥처럼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은 채

 

 

 

 

 

 

 

 

 

 

그냥 무덤덤하게 사탕을 맛있게 혀로 핥는다.

 

“어때요? 시작부터 대사가 너무 강하지 않아요?”

 

 

자신이 쓴 대사를 가지고 김감독이 제아무리 구시렁 대봤자,

이제 자기 내키는 대로 확고하게 밀고 나가도 별 이상할 게

없는 위치에 선 미옥이 지금 이 남자에게 굳이 명확한 조언을 듣고자 물어본 것은 아니었다.

 

 

 

이 상황에서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말은 시나리오에

대한 이야기밖에 없었다.

공감대라는 것은 이야기를 나눌수록 생긴다는 것을

그녀는 철저하게 깨닫고도 한참 지난 나이였다.

 

 

 

처음에는 글쎄요, 하며 어물대던 남자가 금세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도 이번 영화 주인공인 ‘철수’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잠깐 곰곰이 생각하던 그는 말을 잇기 위해 흡,

하며 침을 꼴딱 삼켰다.

 

 

 

 

남자의 한 손에 들여 있는 사탕에서 먹음직스러운

 윤기가 흘렀다.

철수는 지극히 혼자 있기를 원할 뿐이에요.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 외로워지기를 바라잖아요.

지금 철수는 그런 상황에 처해 있을 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