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말하며 K는 방금 산 생수통의 뚜껑을 열고

Posted by hisapa
2016. 6. 22. 11:41 카테고리 없음


 

 

 

 

 

그렇게 말하며 K는 방금 산 생수통의 뚜껑을 열고

 

 

 

 

 

 

약봉지를 꺼냈고, 그것을 찢어 세알의 약을 전부 입에 털어 넣고 생수통을 한 번에 벌컥벌컥 들이켰다.

"어째 서술이 짧아진 느낌이야‥‥."

K는 툴툴거렸다.

나는 길을 걸었다. 사람들은 내 옆을 지나쳤다. 아는 사람은 없었다. 알아보는 사람은 없다. 말을 거는 사람은 없다. 떠들어 대는 사람은 있다. 듣는 사람은 없다. 번화가는 원래 이렇다.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다. 나는 그들에게 관심 없다. 그들은 나에게 관심 없다. 별스럽지 없다. 나는 그것에 관심 없다. 나는 길을 걸었다. 아는 사람은 없었다. 사람들은 나를 지나쳤다. 나는 사람들을 지나쳤다. 풍경은 나를 지나쳤다. 나는 그것에 관심 없다.

 

 

 

 

 

나는 그림자를 걸었다. 사람들의 그림자는 겹친다. 건물의 그림자는 겹친다. 내 그림자는 오롯했다. 그림자가 겹치지 않는다. 나는 그것에 관심 없다. 정류장에 도착했다. 버스는 없었다. 나는 안 멈췄다. 나는 정류장을 지나쳤다. 버스가 왔다. 정류장에 멈췄다. 나는 정류장에 없었다. 버스는 나를 지나쳤다. 나는 그것에 관심 없다. 그림자가 움직였다. 하늘의 빛은 절반이었다. 파란 색은 노래졌다. 푸른빛은 짙어진다. 나는 그것에 관심 없다. 사람은 사라진다. 나는 그들을 지나친다. 나는 번화가를 지나친다. 건물은 낮아진다. 건물은 낡아간다. 나는 그것에 관심 없다.

 

 

 

 

 

건물은 낮아지길 거부했다. 건물은 낡기를 거부했다. 나는 그것에 관심 없다. 노란빛은 사라진다. 파란빛은 짙어진다. 빨간 해는 진다. 하얀 달은 진다. 나는 그것에 관심 없다 냐옹냐옹. 어디선가 소리가 난다. 고양이 울음이 들린다. 나는 그것에 관심 없다. 냐옹냐옹. 다시 들린다. 고양이 울음이 들린다. 나는 그것에 관심 없다. 냐옹냐옹. 나는 그것에 관심 없다. 냐옹냐옹. 나는 그것에 관심 없‥‥ 냐옹냐옹. 나는 그것에‥‥ 냐옹냐 나는 고양이에 관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