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옥은 이 말을 듣는 순간 몇 해 전

Posted by hisapa
2015. 4. 14. 10:07 카테고리 없음


 

 

 

미옥은 이 말을 듣는 순간 몇 해 전

 

 

 

 

 

 

 

 

 그날에 리조또의 진한 버터향이 코끝에 흩어지는 듯 했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낀 그녀는

고개를 옆으로 살짝 젖히고는 앞머리를 여러 번 쓸어 올렸다.

 

 

 

“버릇인가 봐요?”

 

살랑거리며 불어대던 따뜻한 바람에 자꾸만

헝클어지는 머리를 연신 쓸어 올리던 그녀에게 그 남자는

무표정으로 버릇이냐고 물었다.

 

 

남자의 얼굴은 따분한 일상을 띠는 듯도 했고,

모든 것을 초탈한 것 같기도 했다. 다정하게 막대 사탕을 하나씩

입에 물고, 미옥과 남자는 그렇게 아무런 상의 없이 목적지 없는 길을 더디게 걸었다.

 

 

사람을 만나면서 무언가를 의식한다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지 잘 알고 있는 미옥은 아무런 대화 없이 처음 본 남자와

길을 함께 걷는다는 것을 평소 같았으면 꺼림칙한 일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그런 상황에 맞닥뜨리자

녀는 별로 나쁠 것도 없다는 생각을 했고, 제법 기분도 유쾌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