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은 연예기사들을 본다

Posted by hisapa
2015. 5. 13. 11:55 카테고리 없음


 

 

 

 

 

미연은 연예기사들을 본다

 

 

 

 

 

 

 

 

 

 

연예기사 속 그녀들은 미연이 되고 싶은 여성의 모습이다.

노트북을 뚫어지게 쳐다보다 옆에 있던 손거울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그리곤 다시 노트북과 손거울을 번갈아 쳐다보기 시작한다.

거울 속 그녀의 얼굴은 얼굴이 아니라 그냥 몰골일 뿐이었다.

 

 

미연은 노트북을 닫는다. 잠시 화장실을 바라보다

이불 속에 몸을 파묻는다. 이불이 식어있다.

꼭 화장을 지우고 자겠다던 다짐도 늘 아침뿐이다.

온몸에 닭살이 돋는다. 하지만 몇 분정도면

자신의 온기로 이불을 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

 

 

 

웅크린 채 벽에 이마를 처박고 온기가 이불에 옮겨가기만을 기다린다.

이마를 맞댄 벽 너머로 옆집 코골이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아침 7시 30분 오늘도 휴대폰은 듣기 불편한 새소리를 지저귄다.

제 바른 마스카라가 눈가에 덕지덕지 흩어져있고 피부는 푸석하다.

 

 

 화장을 덮고 자는 것은 청춘 까지도 덮어버린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또 다시 화장을 덮은 채 자버린다면 하루에 밥을 세끼 먹는다는

약속과 함께 화장실로 향한다.

 

 

미연은 화장실 거울 앞에 선다.

거울 속 그녀의 모습에는 배가 없다.

놀란 미연은 자신의 배를 잡아본다.

그녀의 늘어진 뱃살 까지도 멀쩡하다.

 

 

직 잠을 완전히 떨쳐버리지 못한 탓이라 생각하며

샤워기를 튼다. 샤워기에서 떨어지는 뜨거운 물방울들이

그녀를 감싸고 눅눅한 수증기들은 거울을 감싼다.

화장실에서 모든 할 일을 마치고 나오니 시계는 8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