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은 연예기사들을 본다
미연은 연예기사들을 본다
연예기사 속 그녀들은 미연이 되고 싶은 여성의 모습이다.
노트북을 뚫어지게 쳐다보다 옆에 있던 손거울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그리곤 다시 노트북과 손거울을 번갈아 쳐다보기 시작한다.
거울 속 그녀의 얼굴은 얼굴이 아니라 그냥 몰골일 뿐이었다.
미연은 노트북을 닫는다. 잠시 화장실을 바라보다
이불 속에 몸을 파묻는다. 이불이 식어있다.
꼭 화장을 지우고 자겠다던 다짐도 늘 아침뿐이다.
온몸에 닭살이 돋는다. 하지만 몇 분정도면
자신의 온기로 이불을 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
웅크린 채 벽에 이마를 처박고 온기가 이불에 옮겨가기만을 기다린다.
이마를 맞댄 벽 너머로 옆집 코골이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아침 7시 30분 오늘도 휴대폰은 듣기 불편한 새소리를 지저귄다.
어제 바른 마스카라가 눈가에 덕지덕지 흩어져있고 피부는 푸석하다.
화장을 덮고 자는 것은 청춘 까지도 덮어버린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또 다시 화장을 덮은 채 자버린다면 하루에 밥을 세끼 먹는다는
약속과 함께 화장실로 향한다.
미연은 화장실 거울 앞에 선다.
거울 속 그녀의 모습에는 배가 없다.
놀란 미연은 자신의 배를 잡아본다.
그녀의 늘어진 뱃살 까지도 멀쩡하다.
아직 잠을 완전히 떨쳐버리지 못한 탓이라 생각하며
샤워기를 튼다. 샤워기에서 떨어지는 뜨거운 물방울들이
그녀를 감싸고 눅눅한 수증기들은 거울을 감싼다.
화장실에서 모든 할 일을 마치고 나오니 시계는 8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